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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영화] 진짜 아버지가 되는 순간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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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산부인과에서 신생아가 뒤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한국에서는 2023년에 40여 년간 친자로 알고 있던 딸의 혈액형이 두 부부의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임을 알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43년 만에 친자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혈연과 정서적 유대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내며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성공한 비즈니스맨인 '료타'와 그의 아내 '미도리'는 부유하고 완벽한 가정을 꾸려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습니다. 6년 동안 키워온 아들  케이타는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바뀌었으며, 친자식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 측의 조치로 친아들인 료세이를 만나게 된 료타 부부는 료세이의 부모인 유다이와 유카리 가족과도 관계를 맺게 됩니다.

 

유다이 가족은 료타네와 달리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따뜻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영화는 두 가족이 서로의 아이를 받아들이고, 각자의 방식으로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료타는 자신의 성공이 곧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이라 믿으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료세이를 자신의 가정으로 데려오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와의 교감과 유대가 물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양 가족은 서로의 아이를 되찾기 위해 교유하며 점차 혼란과 갈등을 겪습니다. 료타는 점차 자신이 부모로서 아이와의 교감을 소홀히 했음을 깨닫고,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혈연보다 함께한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케이타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합니다.

 

료타의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보면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연출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긴 대사나 과장된 연출이 없이도 인물들의 미묘한 표정과 조용한 일산 속 순간들을 통해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듯하네요.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이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딸이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자신에게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희 집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학원 가면서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는 초등학생... 씁쓸하네요 초등학생의 어휘력...) 이 사건을 계기로 감독은 혈연만으로 진정한 부모가 될 수 없으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의 양면성을 그리고 싶었다고 언급하며, 가족이란 주제가 단순히 따뜻함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을 내포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합니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가족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영화로 넷플릭스에도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명대사 명장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뭘 하고 싶나요?"

 

료타가 자신의 부모로서의 역할을 돌아보며 후회와 반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성공만 좇으며 가족과 시간을 소홀히 했던 료타는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놓쳤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후회를 넘어,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는데 바빠서 아이들과의 시간을 놓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금방 자랍니다. 지금 당장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요.

 

 

"아버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되어가는 거야."

 

료타는 처음에는 부모란 본능적으로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지만, 상대방 아버지인 유다이의 "아버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되어 가는 거야."라는 말을 통해 부모 역할이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혈연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쌓이는 유대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부모의 역할이 노력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여러분은 아이를 갖게 되게 바로 모성애 또는 부성애에 불타오르셨나요? 저는 사실 아이를 낳고는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모성애가 끓어오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하루하루 지나며 아이가 더욱더 사랑스러워진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나와 있는 이 아이가 진짜 나와 혈연으로 맺어진 아이가 아니라 해도 이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은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너는 정말 내 아들이구나."

 

료타가 케이타와의 관계 속에서 혈연이 아닌 감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처음으로 친자식을 선택하려 했던 료타가 결국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아이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성장과 변화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결국에는 함께 보낸 시간을 이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미운 정 고운 정'이라는 우리나라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겠지요.

 

 

"사랑은 노력하는 거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걸 아이 둘을 키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대사는 그러한 메시지를 담은 대사입니다. 

아이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서도 케이타에게 다가가려는 료타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가 단순한 유전자보다 관계 형성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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